
앱에서 친구를 팔로우하고 소식을 받아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해보세요
전체 공개 ・ 03.10 ・ 스포일러 포함

2025.03.09 (Sun)
나는 이런 영화가 참 좋다. 덜어내기를 참 잘했기 때문이다. 구구절절 설명 없이도 몹시 긴장되고 몰입된다. 생각보다 교활하고 치밀한 추기경들의 암투에 집중하다 보면, 21세기가 되어서도 아직 성차별의 늪에서 진보하지 못하고 있는 천주교의 현실이 어느 순간 영화를 장악한다. '선거' 라는 다이내믹한 주제를 가지고 왔지만 오락성의 빠른 템포가 아닌 적당한 서스펜스와 적당한 템포로 한호흡씩 쉬어가는 연출이 좋았다. 가장 순종적이고도 정직한 로렌스 신부의 고뇌를 충분히 보여주었기 때문. 무아, 무상. 모든 것은 고정된 실체가 없고 영원하지 않다는 불교의 진리와도 맞닿아있는 듯하다. 교황듀스101 쇼를 보면서, 신화와 종교라는 것 자체가 역사와 사람이 만들어낸 고정관념의 산물이며 탐욕으로 운행되는 실체 없는 무언가,라고도 해석할 수 있겠으나 좁은 문에서 나와 추기경들을 먹이고 재우고 씻긴 수녀들의 가벼운 발걸음과 웃음 소리를 비추는 마지막 컷을 보여줌으로써 그분은 가장 낮은 곳에 계신다는, 가장 종교적인 내용으로 마무리 되는 것도 좋았다.
27 누구든지 그리스도와 합하기 위하여 세례를 받은 자는 그리스도로 옷 입었느니라. 28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갈라디아서 3:27-28 (개역개정)

아나스타샤
03.27
난 기도빨 젤 잘받는 추기경이 교황되는줄 알았잖아.. 인기투표인줄은 몰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