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미묘하게 여러 생각이 들게하는 요상한 영화였다. 그러나 여타 영화들처럼 어떠한 것을 느껴라! 어떤 감정을 느껴라! 같은 생각을 관철시키는 영화는 아니었다. 다만 진정한 행복과 삶의 이상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사회 통념상으로 이상적인 삶은 키워드가 정해져있다. 결혼, 좋은 회사, 좋 은집, 많은 돈. 그리고 사람들은 행복을 위한다고 말하면서 각자의 이상을 버리고 "통념적으로 행복한 삶“을 따라잡기 위해 발버둥친다.
그러나 이 영화의 주인공 미소는 그런 시선따위 갖다 버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위스키와 담배를 위해 어렸을 적 밴드부 친구들 집으로 전전하며 살아간다.
이미 마음 속 깊은 곳에 많은 돈이 곧 행복이라는 생각이 틀어박힌 나는 이 영화가 살짝 불편했다. 전형적인 사회 부적응자의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집이 없고 돈이 없어도 위스키, 담배, 애인만 있다면 행복하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가치관이, 자신의 이상과 행복이 뚜렷하게 정립되어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한국 사회는 나이가 들며 많은 것을 포기하게 한다. 당장 나 자신도 취업이라는 삶의 문턱 때문에 흥미와 적성을 모두 내려놓았고 그것이 당연한 삶이며 하고싶은것을 하는 순간 불편한 기분까지 들게 하는 환경에서 자라왔다. 당장 이 영화 리뷰를 담은 유튜브 댓글만 찾아봐도 대립되는 양쪽 의견이 팽팽한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영화에서 그려지는 주인공 미소의 모습이 민폐가 전혀 아닌 모습은 아니기도 했고 , “사회적으로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엄청난 결핍을 가진 것처럼 연출했지만 비판점이 하나도 없는 영화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찾는 진정한 행복이 어떤것인지에 대해 상당히 고민이 들게 하는 작품이었다.
주연 이솜의 처연한 연기와 다르게 코믹적 요소를 놓지않아 독립영화 특유의 무거운 분위기가 덜해서 좋았고, 연출적으로 크게 튀지도, 거슬리지도 않아 연기와 스토리에 집중해서 보기 좋은 영화였다.
사실은 미소같은 사람이 사회부적응자가 아니라 이 사회의 다수 구성원들이 이상부적응자는 아닐까, 이렇게 괴로워하며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뭘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 오는 겨울에 어딘지 오르게 살짝 쓸쓸한 기분을 느끼며 보기 좋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