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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8.09

2025.08.08 (Fri)
총을 든 멍청이 로미오와 비겁한 미녀 줄리엣. <네 멋대로 해라>는 점프컷으로 유명한 고다르의 데뷔작품이다. 누벨바그의 시초로 불리며 색다른 시도를 해 유명하지만, 그런 것들을 배제하고 봐도 재밌고, 뛰어난 작품이라 생각한다. 원제는 À bout de souffle (마지막 숨)이다. 영화는 제목에 따라 집중하게 되는 포인트가 크게 달라지는데, 원제와는 완전히 다른 '네 멋대로 해라'는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의 감정을 반감시킨다. 고전 영화들이 (원치 않게) 갖는 고질병이라 어쩔 수는 없지만 아쉽다.. 잊을만 하면 제4의벽을 깨고 카메라를 응시하며 말하는 고다르의 연출은 억지스럽게 느껴지지 않고 절묘하게 사용된다. '역겹다가 무슨 뜻이에요?' 가장 인상깊은 씬은 미셸-파트리샤 드라이빙 씬이다. 미셸과 파트리샤가 대화하지만 카메라는 파트리샤의 얼굴만을 비춘다. 일반적인 연출이라면 두 인물의 숏을 계속 교차하면서 보여주었을텐데 그렇지 않고 파트리샤의 표정변화를 보여주며 색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 특이하고 매력적이었다. 엔딩 씬에서 미셸은 "Ch'uis vraiment dégueulasse(나는 정말 역겹다)."라고 하는데 경관이 잘 못 듣고 "Vous êtes vraiment une dégueulasse(너는 정말 역겹다)."라고 잘못 말해준다. 미셸이 숨이 멎어가는 순간에 뱉은 마지막 진심?(자기혐오로 생각되지만 허세로도 보인다.)은 다른 의미로 전달되어 결국 파트리샤에게 전해지지 못하고 여전히 최악으로 남게 된다. (일부로 축약형을 사용해 혼동을 유발한 고다르의 의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