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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4.12

2025.04.07 (Mon)
저들은 정녕 양심의 헛구역질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회스 부부의 저택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벽 하나를 맞닿아 있다. 총소리와 비명소리는 낮이고 밤이고 계속 들려오고, 굴뚝의 연기는 끊임없이 뿜어져 나온다. 이러한 장치들은 관객이 인물들을 차갑고 냉소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회스의 전출로 아우슈비츠를 떠나야하지만 지옥 바로 옆의 낙원이 그리도 좋았을까. 이 씬을 통해 회스 부인의 죄의식은 단 한 순간도 찾아볼 수 없음을 명백히 볼 수 있다. 회스 부인의 엄마는 아름답게 꾸며진 그들의 집을 보며 대견스러워했다. 잠을 설치던 그녀는 마치 지옥의 불기둥을 연상케하는 연기와 계속해서 들리는 총소리로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인지하였고, 그 즉시 집을 떠났다. 영화를 본 모든 관객들은 공감하겠지만 한 화면 내에서 상/하로 구분되어 보여지는 정원과 수용소를 보면 기분이 더러워지며 많은 생각이 든다. 직접적으로 홀로코스트에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그들 또한 비판의 대상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초등학생 시절 ebs에서 아이히만을 다룬 <그가 유죄인 이유>를 보여주었는데 그때는 '상관의 명령이니 그럴 수 있지 않나?'라고 생각했다. 머리기 좀 커진 고딩에게 존오인을 보여준다면 그들이 악마인 이유를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수용소에서 고통받는 유대인의 모습은 일절 보여주지 않았지만, 나치 독일의 잔인함과 역겨움은 그 어떤 것보다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