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움’과 ‘무거움’을 상징하는 등장인물들의 삶과 그 속에 담긴 철학이 이 작품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인생이란, 우연들의 연속인데 - 하필 그 여자를 만나고, 하필 그 자리에 있었고 - 그 모든 것들이 결국 개인의 성격과 가치관 형성에 깊이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니 각자의 삶은 필연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랑'이라는 복잡한 감정과 관계를 맺는다면 대게 그 끝은 어지러운 혼란일 수도 있겠죠.
읽으며 헷갈렸던 부분은 이것입니다. ‘그래서 인생이 덧없으니 맘 편히 살자는 거야, 아니면 선택 하나하나를 더 무겁게 받아들이며 살아야 한다는 거야’
여기에 역사적인 이슈까지 은근히 스며들어 있습니다. 소련과 연합국의 프라하 침공은 토마시와 테레자의 이주 이유가 되기도 하고, 다른 인물들의 만남과 헤어짐에도 계기가 됩니다. 결국 ‘정치적 사건조차도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우연 중 하나일 뿐이며, 개인의 힘으로는 그것조차 온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만듭니다.
마지막 쯤에는 얼른 다른 사람들의 해석이 궁금해져서 설레는 마음 뿐이었는데 지금은 다양한 해석들을 접하고 나니 더 모르겠는 기분입니다 (머쓱)
뜬금 없지만
은혼 에피소드 중에 '사랑은 모두 운명과 싸운 전사'
라는 제목이 떠오르네요 ….